굳이 돈 들여 공증을 받아야 하나 ? 그냥 직접 써두면 안 되나 ?
자필 유언장은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고 언제든 혼자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. 하지만 작성 후에는 반드시 법원의 검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. 문제는 검인 기일에 다른 상속인들을 불러 이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. 유언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상속인이 유언자의 필적이나 의사능력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.
결국 자필 유언장은 작성 과정은 간단하지만 , 이후 상속인이 재산을 정리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. 반면 유언공증은 준비할 서류가 많고 절차가 엄격하지만 , 이후 수증자가 쉽고 간편하게 상속재산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.
☞ 실제사례
아버지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부모와 함께 살며 생활비를 책임지는 아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. 그러던 어느 날 , 아버지는 아들에게 본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며 진지하게 유언장 작성 방법을 물었습니다 .
자필 유언의 요건이 엄격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아들은 ,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. 그리고 유언장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구와 날인 요건 등을 확인한 뒤 아버지께서 유언장을 작성하시도록 도왔습니다 .
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들은 법원에 유언장 검인을 신청했습니다 . 처음에는 간단한 절차라 생각하여 직장에 다니면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여겼습니다 . 그러나 상속인들의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등 법원의 보정명령이 계속 내려졌고 , 누군가가 송달을 받았는지 일일이 확인하느라 어느덧 수개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.
아들은 검인 기일에 휴가를 내고 유언장 원본을 지참하여 출석했습니다 . 그러나 평소 부모님의 재산에 욕심을 내던 누나가 " 아버지의 필적이 아니다 " 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. 아들은 어렵게 이 절차까지 진행해 온 것인데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해졌습니다 .
자필 유언장 , 요건 하나만 빠져도 전부 무효입니다
민법 제 1066 조는 자필증서 유언의 요건을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.
유언자가 그 전문 ( 全文 ) 과 연월일 , 주소 , 성명을 자서 ( 自書 ) 하고 날인해야 합니다 . 문제는 이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게 해석된다는 점입니다 .
"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민법에서 정해진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무효 " 라는 법리는 대표적인 판결이고 , 유언자의 날인이 누락된 경우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.
자필증서 유언 시 주소를 제대로 적지 않았거나 구체적 지번 없이 단순히 동 이름만 기재하는 등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으로 특정되지 않은 경우 , 유언자의 특정에 지장이 없더라도 법정 요건을 흠결하여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.
자필유언증서에 연도와 월만 기재하고 정확한 ' 일 ( 日 )' 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 , 유언능력의 유무나 다른 유언과의 선후 관계를 판단할 작성일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자필증서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.
즉 , 유언자의 진의가 아무리 명백해도 , 법이 정한 형식 중 하나라도 빠지면 법원은 이를 보완하거나 유연하게 해석해주지 않습니다 .
유언공증 ( 공정증서 ) 은 형식 요건을 공증인이 함께 확인합니다
유언공증은 공증담당변호사가 유언자의 유언 취지를 듣고 필기 · 낭독하는 절차로 진행됩니다 . 증인 2 인이 참여한 자리에서 법이 정한 절차 ( 민법 제 1068 조 ) 를 공증인이 직접 챙기기 때문에 , 자필 유언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형식적 누락 ( 연월일 누락 , 주소 누락 등 ) 자체가 애초에 생기기 어렵습니다 .
보관과 위변조 위험에서도 차이가 큽니다
자필 유언장은 보관 방법이 전적으로 유언자 개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.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위험에 노출됩니다 .
- 유언장을 분실하거나 , 화재 · 수해 등으로 멸실될 위험
- 상속에 불리한 상속인이 유언장을 은닉하거나 폐기할 위험
- 필적을 둘러싼 위조 시비가 생길 위험
- 사망 후 가정법원의 검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
반면 공정증서 유언은 원본이 공증인가에 보관되고 , 유언자에게는 정본이 교부됩니다 . 상속인 중 누군가 원본을 없애거나 위조할 수 없고 , 검인 절차도 필요하지 않아 상속 개시 후 바로 유언 내용대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.
자필 유언장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, 요건 하나만 놓쳐도 전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근본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고 , 법원에 검인신청 절차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.
유언공증은 형식 요건을 공증인이 함께 확인하고 , 원본이 안전하게 보관되며 , 위변조 · 은닉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훨씬 안전한 방법입니다 . 특히 상속 재산 규모가 크거나 자녀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면 , 자필 유언장보다는 유언공증을 권해드립니다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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